여름속의 코스모스 그림전
예전엔 참 전시회를 많이 다녔었던 편이었다.
햇살이 점차 뜨거워지는 여름의 한길에 가을의 상징인 코스모스를, 더군다나 부제가 "가을로 가는 길"이었던 전시회를 갔던 사진들을 찾게 되었다.
당시에 다녀와서 쓴짧은 메모와 더불어 잊지않기위해 쓴다...
코스모스는 신이 가장 먼저 만든 꽃이라 한다. 신이 제일 처음으로 만든게 코스모스인데 그 마음에 만족치못하여 다른 꽃들도 만들어져 세상에 수많은 꽃들이 생겨나게되었다고 한다.
가을무렵 국도나 고속도로등 조금만 도심에서 벗어나면 한들한들 알록달록하게 꽃바람에 몸을 뉘이는 그들을 나도 사랑하는데 이처럼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는걸 그 누가 또 알랴?
이 코스모스를 그림으로 그린 "원성기"화백님또한 꽃들중에서 코스모스를 사랑하신 모양이다.
작은 전시공간안에 화사하게 분홍과 붉은 색으로 주된 코스모스들과 간간히 하얀 코스모스들이 활짝 핀 그림들이 여기저기 걸려져 여름내음을 물리고 가을로 가는 길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편안하고 아직도 유화내음이 살짝 풍기는 그림들 사이에서 원성기 화백님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엇다. 자연과 어울러져 그 아름다움을 뽐내는 코스모스처럼 매력적인 그림들이었다. 일상에서 지나쳤던 곳들이 이리도 아름다운 곳이었는지, 이리도 멋들어진 곳이었는지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코스모스들이 가지는 붉은 색과 분홍색 흰색들의 조화로움에 평안과 자유를 느꼈다면 누가 믿으리오!
특히나 청아한 푸르름 속에 녹아드는 꽃잎들이 금새라도 바람결에 흩날릴것 같음에 더욱 가슴이 설레어졌다.
같은 화분의 꽃들을 표현방식을 달리하여 색다른 느낌을 갖게하는 실험정신도 살펴볼수 있었다. 문득 나는 감상을 하러왔나 배우러왔나 의문이 생겼었다. 비록 처음부터 미술학도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와봤을때 하나라도 더 배워봐야하지 않을까. 우연히 원성기화백님과 담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지게 되었었다. 역시나 그림처럼 다정함이 넘치는 분이셨는데 유화와 한국화의 어울러짐을 함께 담으셨다고 하였다. 과연 모양있는 한지에 먹이 스며드는 효과처럼 유화들의 물기들이 번져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런것이 바로 차이일까. 이제서야 그림을 관람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는거 같다.
사람들의 향기처럼 그림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든다.
그치만 한가지 안타까움은 코스모스란 매체를 통하여 표현하는 자연의 모습만이 아닌 외로움, 고독, 슬픔, 충만, 나눔, 그런 것들이 더 보여졌었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화백님께서 노랗게 물들어진 논밭의 코스모스를 통한 풍요로움, 잔잔함 등도 보여졌지만 빛과 그림자가 있는것 처럼 그 이면적인 모습들도 다음엔 같이 볼수 있기를 바라는 바램이다.
한시즌이 지난 지금도 난 그 아직도 코스모스내음이 잔잔히 남아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