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울의 초상화

로체스터 백작 존 윌모트의 인간에 대한 풍주 (부분)

MindUp 2007. 6. 10. 00:40

인간에 대한 풍자 (부분)


- 로체스터 백작 존 윌모트




저 이상하고 기괴한 존재 중 하나인 인간으로

이미 태어나 피해를 입고 있는 이몸이

만약 자유로운 혼이 되어, 마음대로

육신과 피의 그릇을 내것으로 골라 가질 수 있다면,

나는 개나, 원숭이나 곰이 되지,

이성을 가졌다고 뽐내는

저 허영의 동물은 결코 되지 않겠다.

인간은 감각이 너무 조잡하여

제 육감을 꾸며내어 오감을 무시하려 들고

확실한 본능보다도 십중팔구는

실수하는 이성을 좋아한다.

이성은 마음의 도깨비불로서

천성의 빛인 감각을 저버린다.

그것은 과오의 늪과 가시덤불 속으로,

길도 없고 위험하고 헤매는 곳으로 끌고 가서,

이에 현혹된 인간은 그의 두뇌 속에 쌓인

망상의 산을 고통스레 기어오른다

이 생각, 저 생각에 걸려 넘어지면서

한없는 의심의 바다 속에 거꾸로 떨어져

익사 직전에 책이 잠시 그를 떠받쳐 주어서

학문의 구명대를 입고 헤엄치게 한다.

이리저리 뛰노는 불빛을 잡으려다가

몽롱해진 그의 눈 속에서 안개가 춤추고

그 빛이 사라질 땐 영원한 암흑만 남는다.

그리고는 늙음과 경험이 손에  손을 잡고

그를 죽음으로 이끌고

몹시도 괴로운 오랫동안의 찾아 헤매임이

평생동안 내내 잘못된 방향이었음을 알려준다.

그렇게도 거만하고 재치있고 현명했던

이성의 기계는 흙 속에 웅크려 눕는다.

마치 사기꾼이 바보를 잡듯이 교만이 그를 끌어들여

비참한 인간이 되게 했다.

즐겼어야 했을 이 세상을, 알려고 하다가

그의 지혜 때문에 행복이 깨어진 것이다.

재능을 가졌다는 허황하고 경솔한 자만 때문에

자기는 손해 보아 가며 남을 즐겁게 해준 셈이다.

재치있는 인간은 천한 창녀처럼 취급되어

처음엔 즐겨지다 나중엔 문밖으로 쫓겨난다.

쾌락이 지나가면 무서운 의심이 남아서

재미본 자를 계속 고통으로 위협한다.

여자와 재간꾼들은 위험한 도구여서

숭배하는 바보들에겐 늘 치명적이다.

쾌락은 유혹하는 법, 바보들이 빠져나온다면

그건 그들이 은총을 받은 게 아니라 운이 좋았을 뿐이다.

따라서 그들은 두려워하는 것을 속으로는 미워한다.







from A SATIRE AGAINST MANKIND

       

          - John Wilmot, Earl of Rochester



   Were I, who to my cost already am

One of those strange, prodigious creatures Man,

A spirit free, to choose for my own share,

What case of flesh and blood I pleased to wear,

I'd be a dog, a monkey, or a bear,

Or anything but that vain animal,

Who is so proud of being rational.

The senses are too gross, and he'll contrive

A sixth, to contradict the other five:

And before certain instinct will prefer

Reason, which fifty times for one does err.

Reason, an ignis fatuus of the mind,

Which leaves the light of Nature, sense, behind.

Pathless and dangerous, wandering ways it takes,

Through Error's fenny bogs, and thorny brakes:

Whilst the misguided follower  climbs with pain,

Mountains of whimsies heaped in his own brain:

Stumbling form thought to thought, falls headlong down

Into Doubt's boundless sea, where like to drown

Books bear him up awhile, and make him try

To swim with bladders of philosophy:

In hopes still to o'ertake the skipping light,

The vapor dances in his dazzled sight,

Till spent, it leaves him to eternal might.

Then old age, and experience, hand in hand,

Lead him to death, and make him understand,

After a search so painful, and so long,

That all his life he has been in the wrong;

Huddled in dirt, the reasoning engine lies,

Who was so proud, so witty, and so wise.

Pride drew him in, as cheats their bubbles catch,

And made him venture to be made a wretch:

His wisdom did his happiness destroy,

Aiming to know the world he should enjoy.

And wit was his vain provolous pretense,

Of pleasing others at his own expense.

For wits are treated just like common whores;

First they're enjoyed, and then kicked out of doors.

The pleasure past, a threatening doubt remains.

That frights the enjoyer with succeeding pains.

Women, and men of wit, are dangerous tools,

And ever fatal to admiring  fools.

Pleasure allures, and when the fops escape,

'Tis not that they're beloved, but fortunate;

And therefore what they fear, at least, they hate;


*밑줄 친 부분의 각운(end rime)을 즐겨 보세요.^^*

 

 

 

 

 

시인 John Wilmot은 1647에 영국의 Oxfordshire에서 태어나

13세도 채 되기 전에 옥스포드에 입학하여 최고의 과학과 철학을

배웠다.

본인의 자질도 뛰어났고 부친이 왕에게 세운 공로도 컸기 때문에

그는 18세에 영국의 왕 챨스 2세의 궁정에 들어가 왕의 호의로

매년 500 파운드의 연금을 받게 되었다.

그는 궁정에서 가장 뛰어난 재사였고, 탕아이기도 했다.


당시 풍자시에는 대조되는 두 유형이 있었다.

독설이나 욕설을 섞어가며 신랄한 어조로 풍자하는

Juvenal이나 Persius 식의 풍자시와

아이러니를 섞어가며 은근하고 세련된 어조로 풍자하는

Horace 식의 풍자가 그것이다.


존 윌모트는 Horace 식의 풍자시를 썼는데, 그 날카로운 풍자와

심한 장난으로 궁정에서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심지어 계관 시인인 존 드라이든과 왕까지도 풍자하는 바람에

한때 추방되기도 했다.


그는 1680년에 3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 시 Satire Against Mankind에서 그는 당시의 회의주의를

주제로 삼아 사색적 논리에 대한 불신을 보였고

인간적 이성보다는 동물적 본능의 우월함을 주장했는데,

생존을 위한 동물의 투쟁은 순수하다고 보고

인간의 이기주의와 교만의 비열함을 공격했다.





* 풍자, 해학, 아이러니, 위트의 차이



풍자(satire): 사회의 모순과 허위를 능란한 궤변으로 까발리거나

과장하여 공격하는 비우호적인 태도

 

해학(humour): 현실을 포용과 융화로 여유있게 보면서

현실로 인한 슬픔이나 분노를 익살스럽게 드러내는 태도

아이러니(irony): 겉으로 나타난 말과 실질적인 의미 사이의 괴리로 생겨난

반어적 표현


위트(wit): 서로 다른 사물에서 남이 보지 못하는 유사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경구나 격언 같은 압축되고 정리된 말로 능숙하게 표현하는 지적 능력